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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2024
박변의 법률 상담실

생활 밀착 법률 TALK
: 빌려준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빌려준 돈, 어떻게 하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
사연 1

어릴 적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 친구의 아내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하루가 지나 친구 아내가 저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려는데 경비가 부족하다며 400만 원만 빌려줄 수 있냐고 부탁했습니다. 그러고는 한 달 뒤 적금이 만기되면 돌려주겠다며, 남편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절친의 아내라 거절하기 어려워 4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지금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했더니, 둘이 알아서 하라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제가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박변)

현재 주신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할 때는, 법원에 “대여금 반환 청구”를 통해 인용 결정문을 취득한 뒤, 강제집행을 하면 대여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연자님과 상대방 사이의 금전대여계약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고, 이 계약에 법정 취소/무효/소멸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 등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채무자인 친구 아내 분에게 연락하여 대여한 금원에 대해서 변제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하시고, 그래도 상대방이 변제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상대방의 주소지가 속하는 관할법원에 사연자님을 원고로, 친구 아내 분을 피고로 하여 “대여금 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인용판결문을 받은 후에는 강제집행을 통해 원금 및 지연이자에 해당하는 만큼의 채권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대여금 반환 청구는 요건사실(대여사실, 변제기 약정사실, 변제약정시기가 지났음에도 변제하지 않은 사실)이 간단하여 당사자로서 본인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4백만 원이라는 금액이 적은 금액이 아니니, 가능한 한 꼭 법적 조치를 통해서 대여금은 물론 지연이자까지 청구하셔서 충분히 돌려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소를 제기하기 전에 “지급명령신청제도”를 이용하여 소송보다 간단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나, 해당 제도는 주로 “차용증” , “금전대여 계약서” 혹은 “차용증으로 볼 수 있을 만한 대화 내역(카카오톡 또는 문자, 아니면 통화 녹음)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에 인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과 같은 증거로 삼을 만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혹시 제출할만한 증거가 있다면 “지급명령신청제도”를 먼저 이용해 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직접 법원에 제출할 서류 등을 작성하는 것이 부담되는 경우라면, 근처 변호사 사무실에 가셔서 상담을 받으신 후, 소송과 집행까지 맡기시고 상대방으로부터 변호사 비용 및 소송 비용 등을 보전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의도하지 않았을 때도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사연 2

제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비좁다 보니, 따로 전기차 구역을 만들지 않고 일반 주차구역의 전기 콘센트를 활용하여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인지하지 못한 채로 옆 전기차 충전 케이블을 밟고 있었나 봅니다. 다음날 나가는 길에 해당 케이블을 경비실에 맡겨달라는 쪽지를 보았으나 금방 잊고 저녁이 되어서야 맡겼습니다. 그랬더니 다음 날 아침에 절도죄로 입건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후, 담당 경찰관과 이야기하니 절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전기차 주인은 새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결국에는 ‘혐의없음’으로 종결이 됐습니다. 그런데 듣기로 혐의없음 종결 건에 대해서도 기록이 남는다고 하던데 맞나요? 또, 자초지종을 다 듣고도 고소 취하를 빌미로 새 제품을 사달라는 말은 협박죄 성립이 되지 않는지도 궁금합니다.

박변)

잠깐 깜빡한 일 때문에 절도 혐의로 입건되고, 이웃과도 얼굴을 붉히게 된 일이 있었다고 하시니, 많이 놀라고 화가 나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의 주신 사항은 ①혐의없음으로 종결된 형사사건이라도 전과 등과 유사하게 취급될 수 있는지 여부, ②새로운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고소를 취하해 주지 않겠다는 고소인의 말이 “협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보입니다. 문의사항 ①의 경우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형사사건(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 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_정확하게 어떤 처분인지 기재하지 않으셨으나, 적어도 2개 중 1개의 처분에 해당될 것입니다)은 “해당 혐의로 인정하기에는 범죄의 성립요소 등이 부족하여 법적으로 범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의미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절도죄와 관련된 전과 등의 이력 자체가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상과 같은 범죄가 성립되지 않아도 형사사건으로 입건되어 수사 등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수사기관에서는 범죄수사 기록조회 시 해당 수사 내역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기록도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1항 및 제2항에 따르면, 위의 불송치결정 또는 불기소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5년(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죄의 수사경력자료 보존기간)이 지나면 그 수사기록을 삭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위 기록이 일정 기간 남아 있다 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문의사항 ②의 경우는 상대방이 “새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 고소를 취하해 주지 않겠다.”라는 말을 한 것이 “협박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입니다. 대법원은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이라 함은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또한 해악의 고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의 관습이나 윤리관념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라면 협박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고(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 전원합의체에서는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의 일환으로 상대방에게 일정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 외관상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권리나 직무권한의 남용이 되어 사회상규에 반하는 때에는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구체적으로는 그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목적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라고 볼 수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지만, 위와 같은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위 판례들을 종합하여 해석해 보면, ‘협박’이라는 행위는 상대방이 두려움을 느낄만한, 해가 되는 나쁜 일을 하겠다고 알리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협이어야 합니다. 다만, 이런 위협이 있더라도 이를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거나, 정당한 권리행사 또는 업무처리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경우는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정당한 권리행사 또는 업무처리의 방법이더라도 그 수단이 적절하지 않거나, 지나친 남용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겠죠?

사연자님의 상대방 주장을 판례에 비추어 한 번 해석해 볼까요? 상대방의 주장은 해악의 고지(고소를 취하 혹은 합의를 해주지 않고 처벌을 받게 하겠다)로 해석되지만, “새 제품을 사주지 않으면(내가 입은 피해를 배상해 주지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입은 피해를 배상하지 않으면, 고소를 유지하여 처벌받게 하겠다”라는 의미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피해자의 이러한 태도는 사회통념에 어긋난 과도한 것이라거나, 정당한 목적을 위한 상당한 수단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어서,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요구한 피해배상금액이 실제 피해에 비해서 심하게 과도하여 사회상규나 일반 상식에 반할 정도라면 조금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외관이나 사용상 문제가 전혀 없다는 점을 피해자 스스로가 인정했음에도 피해배상의 일환으로 무조건 새 제품을 사달라는 주장은 비교적 조금 과도한 요구로 평가될 여지는 일부 있어 보이나, 실제 협박 혐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는 각 수사기관의 판단 여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게 피해배상 요구가 심하게 과도하여 상식에 반한 것이다’라고 보기에는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하여, 사연자님께서 상대방을 협박죄로 고소하여 다시 형사 사건화되는 경우 이전의 절도 고소 사건과 연결지어 고소 내용을 해석하게 될 것이고, 수사기관은 사연자님에게 상대방에 대한 무고 고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까지 수사하는 등 분쟁이 더욱 심화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영구 임대차계약, 무를 수는 없는 걸까?
사연 3

1990년대쯤 동네에 공장이 생겼습니다. 당시 공장 내의 도로에 저희 집 지분의 도로가 존재했고 돈 몇백만 원에 도로를 영구 임대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땅을 되찾고 싶다고 하니, 공장에서는 영구 임대를 이유로 반환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당시 영구 임대에 무지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저희는 땅을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걸까요?

박변)

위 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경위, 구체적인 계약의 내용,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등 계약 관련 여러 사정이 고려되어 판단되어야 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먼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도로에 대한 지분소유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형태인 영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셨다고 하니, 많이 속상하셨겠습니다. 부동산의 ‘영구 임대차계약’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법조계에서도 일부 의문이 있었는데, 대법원은 “①민법상 임대차기간을 ‘영구’로 하는 임대차계약 체결을 불허하는(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 ②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 영구 임대차계약의 필요성도 충분히 있는 점, ③영구 임대차계약이라 하더라도, 사정변경에 따른 차임증감청구권이나 계약해지권 행사를 통해 계약 당사자들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서, 계약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영구 임대차 약정을 체결하였다면 이를 무효로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적자치 원칙에 따라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6. 1.자 2023다209045판결).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깝지만 과거에 영구 임대 계약을 체결하신 것이 맞다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또한 계약 당사자 중 어느 일방에게 완전히 불리한 상태에서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는 점(강요나 협박같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제한된 상태에서 계약 체결을 한 경위 등이 없다는 사실)에서 일단 유효한 영구 임대차계약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미 계약을 체결한 지 30년 이상 지났고, 최초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지급한 지료(토지 임대료) 이외에는 별도의 지료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감안할 때, 지료의 약정이 있는 영구 임대차계약으로 확인된다면 부동산 시세 변동 등을 반영하여 지료를 올려달라고 하는, 사정변경에 따른 지료증액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위 사연과 관련된 도로의 지적도 및 등기부 등본, 영구 임대차 계약 문서 및 첨부서류, 영구 임대료를 받은 통장 내역이나 영수증 발급 내역, 해당 계약에 대하여 최근에라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상대방과의 통화 또는 현장 대화 녹음, 주고받은 문자 등과 같은 자료 등이 있다면 이를 소지하시고, 변호사 사무실에 방문하여 구체적으로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마치며

보통 법률상담을 하고 싶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근심거리를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들이다 보니, 저는 법률상담을 요청받을 때 늘 마음 한편이 무겁습니다. 이번 사연자님들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짐을 풀어놓기 위해 용기를 내신 거겠지요. 제 답변이 그 모든 걱정을 털어낼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보내 주신 사연을 읽고 고민하면서 정리한 이 답변들이 조금의 위안과 용기를 드리는 일이기를 바라며 이만 법률상담코너를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사보에서 법률상담코너를 제안해 주시고 사연 선정과 답변에 대한 퇴고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경영관리팀 정태진 사우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 법무실 박세진 변호사 드림

* 사연 중 변호사마다 다른 조언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은 제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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