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loser
이야기가 꽃처럼 피어나는 도시
파주
경기 북부에 위치한 파주는 다른 도시보다 봄이 한 발짝 늦게 찾아온다.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다시금 채워 넣기 위해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그곳 파주로 떠난다.


봄을 맞은 파주 마장호수는 분홍빛 꽃내음이 가득하다. 벚꽃 개화시기가 되면 호수 주변 3km 길이의 거리에 5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상춘객을 사로잡는다.
마장호수는 과거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되었던 것을 파주시가 호수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둘레길과 트레킹코스, 캠핑길, 물놀이 체험시설, 흔들다리, 전망대 등이 두루 갖춰져 있다. 최근 수변 산책로 4.1km 중 끊어져 있던 양주 방향 산책로 0.62km를 연결해 순환형 산책로로 재단장됐다.
마장호수의 랜드마크는 2018년에 조성된 출렁다리다. 길이 220m, 폭 1.5m인 출렁다리는 성인 1,200여 명이 동시에 지나가거나 돌풍, 지진이 와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됐다. 잔잔한 호수 위를 흔들거리는 다리로 지나가면 스릴이 느껴진다. 다리 중간 즈음에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 더욱 짜릿하다. 출렁다리라 할지라도 심하게 흔들리지는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건널 수 있다.
마치 풍경화 속을 거니는 듯 아름다운 산과 호수를 바라보며 복잡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던 평화로움을 만끽한다. 호수를 거닐며 벚나무가 바람에 싣고 오는 꽃향기를 맡으면 어느새 마음에도 봄이 찾아온 것 같다. 호수를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카누나 카약, 수상자전거 등 수상레저 체험도 가능하다. 마장호수 주변에는 분위기 좋은 맛집과 카페가 다양해 데이트하는 연인이나 봄나들이를 하러 나온 가족 모두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마장호수
주소: 경기 파주시 광탄면 기산로 313
문의: 031-950-1945

휴전선에서 불과 7km 떨어져 있는 임진각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우리나라 대표 평화 관광지다. 다양한 전쟁유물은 물론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을 의미하는 평화누리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약 46만㎡ 규모의 임진각에는 바람의 언덕 외에도 놀이공원인 평화랜드, 평화 곤돌라, 각종 기념비, 북한 기념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1972년 실향민을 위해 세워진 임진각 옥상 전망대에 올라가면 임진강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마다 명절이면 북녘의 조상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임진강에는 한국전쟁 때 피폭된 교각을 활용하여 길이 105m, 폭 5m로 철교를 스카이워크로 재현한 독개다리가 있다. 앞쪽으로 걸어가면 끊어진 교각이 임진강 위에 마치 섬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평화와 자유의 의미를 마음 깊이 되새긴다.
독개다리 인근에 있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는 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군수물자를 싣고 가다 장단역에서 피폭되었던 것이다. 반세기 동안 DMZ에 방치되어 있다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2007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녹슬고 망가진 기관차는 곳곳에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 전쟁의 비극을 느끼게 한다.
다시 평화누리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10만㎡ 규모의 바람의 언덕에는 3천여 개의 알록달록한 바람개비들이 자유를 염원하듯 바람에 나부낀다.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답지만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에 더욱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은 각종 드라마, CF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임진각 평화누리
주소: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48-40
문의: 031-956-8300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몇 세기 전에 살았던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요즘은 대중교통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지만, 독서는 영원한 마음의 양식이자 좋은 스승이다.
파주에서는 기획부터 편집, 인쇄, 유통까지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는 출판도시를 만날 수 있다. 1989년 출판인들이 모여 조성하기 시작한 파주출판도시는 출판사, 인쇄소 등 출판 관련 업체들뿐만 아니라 도서관, 북카페, 전시장 등 복합문화공간이 어우러져 독서의 매력에 푹 빠지기 좋은 곳이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건물들이 모여 있어 바깥을 걷기만 해도 좋은 영감이 샘솟는 것만 같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숲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8m에 달하는 압도적인 높이의 책장이 방문자를 반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책 사이를 거닐다 보면 왜 이 공간에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저절로 납득이 간다.
2010년 개관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책과 예술, 전시가 이루어지는 미술관이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유려한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노출콘크리트 건물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건축미를 자랑한다. 건물 내부 곳곳을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책이 선사하는 또 다른 여행을 즐겨 본다.
파주출판도시
주소: 경기 파주시 회동길 145(출판도시문화재단)
문의: 031-955-0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