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MARTER
세탁기가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는 이유?
하루 동안 쌓인 먼지와 음식 흘린 흔적까지 말끔히 지워주는 세탁기. 막 세탁되어 뽀얗고 깨끗하며 좋은 세제 향기까지 풍기는 옷들은 기분까지 향기롭게 해준다. 가정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세탁기는 누가 어떻게 발명하게 되었을까?

조선 후기 김홍도의 풍속화 <빨래터>를 보면 여인들이 냇가에 모여 빨랫감을 방망이로 두드리거나 손으로 물기를 짜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금은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세탁기가 보급화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고작 100여 년 전의 일로, 수천 년 동안 돌이나 방망이 등을 사용해 손으로 직접 빨래를 해야 했다.
현대적 개념의 세탁기는 1851년 미국의 제임스 킹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가 발명한 세탁기는 현재도 사용되는 드럼식 세탁기의 원조 격인 ‘회전하는 빨래통’이었다. 1874년에는 미국인 윌리엄 블랙스톤이 아내에게 선물하기 위해 손으로 돌리는 수동 세탁기를 개발했는데, 이는 최초의 가정용 세탁기가 됐다.
현재의 전기세탁기는 1908년 미국인 알바 피셔가 발명했다. 그가 개발한 세탁기는 외부에 전기 모터가 달린 드럼식 세탁기로 실린더가 드럼통 안에서 회전하는 동안 내부에 부착된 부품들이 얼룩을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1930년대 들어 전기 모터에 물이 튀어도 세탁기가 멈추거나 감전으로 부상당하는 일이 없도록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출시됐고, 이때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생활 가전으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세탁기는 1969년 개발된 ‘백조세탁기’다. 당시에는 세탁기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시대적 분위기 때문에 보급되지 못하다가 1980년대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돼 1993년에는 전체 가정의 세탁기 보급률이 91%를 기록했다.
세탁기의 등장은 여성들의 가사 노동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했다. 세탁기를 사용함으로써 빨래에 할애해야 했던 시간과 노동력을 자기계발 등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세탁기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현재의 세탁기는 기술 개발과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다.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어플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세탁기는 물론 애벌빨래와 손빨래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세탁기, 살균 기능을 장착한 세탁기 등 소비자의 니즈를 상세하게 반영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최근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 세탁된 빨랫감을 따로 말릴 필요 없이 건조기로 말려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건조할 때 필요한 공간을 절약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 세탁기가 미래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를 거듭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