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나이를 묻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에서도 “백신은 맞으셨는지…?” 라는 인사로 서로의 age-group을 가늠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백신접종여부가 궁금은 한데 privacy를 워낙 중시하는 미국의 특성상 “How to respectfully ask someone if they’ve been vaccinated against COVID-19”라는 기 사까지 나왔다. 결론은 ‘질문이 불가피할 경우 tone이나 단어선택을 조심해서 private하 게 묻고 불편해하면 화제전환하라’ 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나이부터 알고 시작하는 문화이다. 이제는 나아가 ‘백신을 맞았는지’가 아니라 ‘맞은 후 아팠는지, 어떻게 아팠는지’까지 통상적으로 궁금해하는 상황이 되었다. 젊을수록 백신을 맞고 나서 통증 혹은 몸살 등이 심하다고 하니 오히려 아프지 않았음을 서글퍼(?)하는 동년배 친구들까지 생겨 났으니,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말이었던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vaccine은 크게 2종류(4개 제품)로 코로나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viral vector vaccine(AstraZeneca 아스트라제네카, Janssen 얀센)과 코로나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RNA형태로 투여하는 mRNA vaccine(Pfizer 화이자, Moderna 모더나)이 있다(표 1). 의사로서 추론가능한 백신의 일반적인 side effect, 뉴스로 간간히 보고되는 serious adverse effect들은 익히 알 고 있을 것이며, 4개 제품 모두에서 나타난다. 미국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Kadali RAK et.al)에서 mRNA COVID-19 vaccine(Pfizer 또는 Moderna) 접종자 803명 중 12.8%는 일시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부작용을 경험하였으며 12.3%는 휴가를 써야 할 정도의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관련 부작용은 빈도순으로 볼 때 주사부위 통증, 피로감, 전신 근육통, 오한, 발열, 관절통, 오심, 근육경련, 어지러움, 식욕부진, 수면의 질 저하, 감각이상(상하지 저림), 설사, 심장 두근거림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 병통제예방센터 CDC와 국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언급된 백신 부작용도 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중증 이상반응 중 anaphylaxis는 미국에서 인구 백만명당 4.7건(Pfizer) 혹은 2.5건(Moderna)로 나타났다. 다만, AstraZeneca와 Janssen 백신에서 혈소판감소증 혈전증(TTS, thrombosis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이 드문 중증부작용으로 보고되며, Janssen에서는 18~49세 여성에서 100만명당 7명 빈도로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 AstraZeneca의 경우 2021년 4월까지 유럽에서 접종받은 3400만명 중 169건의 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53건의 splanchnic vein thrombosis가 보고되었다.

전연령대 백신접종이 늘어나면서 안과 수술을 앞둔 환자 혹은 수술 후 환자가 백신을 맞 아도 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에 대해 안과적으로 어떤 evidence-based 답변을 해 줄 수 있을까? COVID-19 질병 자체로 인한 안과적 합병증(결막염, 각막염, 상공막염, cranial nerve palsy에 따른 ophthalmoplegia 등)은 드물지만 보고된 바가 있다. 그러나 COVID-19자체가 아닌 COVID-19 vaccine의 안과적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 고된 바가 극히 드물다. 백신을 맞고 충혈, 안구통을 느꼈다는 anecdote들은 인터넷상에서 찾아볼 수 있고 2020년 12월 ABC뉴스에서 의료진 한명이 allergic reaction의 일종 으로 눈이 붓는 증상을 호소했다고 보도하였으나, 백신과 연관된 안과적 합병증이 정식으로 집계된 적은 없는 것 같다. 혈전과 연관된 뇌경색으로 시력에 영향을 받은 경우들은 있으나, 이는 눈의 primary side effect로는 보기 어렵다. 현재까지는 COVID-19 백신이 심각한 안과적 합병증을 초래한다는 evidence는 없으므로, 그리고 백신의 득실을 따져 보았을 때 환자의 백신접종을 제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미 포도막염과 같은 염증성 안질환을 앓고 있고 면역억제제까지 투여 받는 환자들은 vaccine의 부작용에 더 노출되지는 않을까? Long-term evidence는 아직 없는 상황 이지만, 면역억제 환자들에서 vaccine efficacy가 낮거나, 잠재적인 vaccine-induced 안과적 합병증이 높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상의 하에 포도막염 치료는 유지하고 vaccine을 맞도록 권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최근 The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는 면역억제 환자들에서 COVID-19 백신을 맞는 데 있어서 guideline을 제시하였는데, methotrexate는 백신을 맞은 후 1주 동안은 투여 하지 말되, 다른 immune suppression 약제(mycophenolate, azathioprine, steroid)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였다. 포도막염의 치료에 있어서도 현재 대체적인 consensus는 systemic immunosuppressive therapy에 잘 반응하는 posterior uveitis 환자의 경우 기존 약물 치료를 유지하면서 백신을 맞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COVID-19에 걸릴 확률과 백신의 부작용에 비해 포도막염 자체를 undertreat하게 됨으로써 포도 막염이 악회될 위험이 더 높기에 치료를 멈출 rationale도 백신을 맞지 않을 evidence도 없는 상황이다.

하루 속히 전 연령층에 백신 공급이 원활해지고, COVID-19 상황이 날로 나아져서 서로의 나이를 알게 되거나, 아픈지, 청춘인지 아닌지 궁금해하지 않을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