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테마
난치성 피부 질환,
아토피피부염

글. 박건(프리허그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의 진료 인원은 2018년 92만 487명에서 2022년에는 97만 1,116명으로 5만 629명(5.5%) 증가했다. 전체 진료 인원 중 9세 이하가 28.0%(27만 1,613명)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16.7%(16만 1,711명), 10대가 15.5%(15만 837명) 순이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아토피피부염은 영유아에 국한된 피부 질환이 아니며, 청소년기, 나아가 성인에까지 영향을 주는 만성적인 피부 질환이다. 피부의 가려움과 피부 염증을 동반하는 아토피피부염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유전, 환경, 피부장벽 이상, 약리적 요인, 심리적 요인, 면역 등 여러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래전부터 관찰돼 온 피부 증상

아토피피부염은 한의학에서 태독(胎毒), 내선(奶癬), 태렴창(胎斂瘡), 사만풍(四彎風), 소아습진(小兒濕疹)이라 기술된 증상과 흡사하다. 일례로 태독은 ‘태아 시기에 어머니가 음식 및 생활 섭생을 잘하지 못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긴다’라고 기술돼 있다. 피부 증상이 생기는 원인을 현대와 비슷하게 유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미 한의학에서도 아토피피부염으로 의심되는 피부 질환이 관찰됐다. 또 그에 상응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필요한 치료법 등을 기술한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치료를 위한 시도가 있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즉 현대병으로 알려져 있는 아토피피부염은 사실 오래전부터 관찰돼 온 피부 증상이며, 현대에 들어서 유병률이 늘어난 질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도 있었던 아토피피부염이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은 질환의 원인이 ‘열독(熱毒)’이기 때문이다. 많은 아토피 환자가 열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고, 음식이나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피부 증상이 심해지는데, 이는 그 원인이 열독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우리 인체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환경(유전, 외부 환경)적 변화에 대해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환경적 변화로 항상성이 깨지게 되면 우리 몸의 체온 조절력에 문제가 나타난다. 이는 자율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의 부조화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의 이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 극심한 가려움과 피부 염증을 동반하는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양방과 한의약적 치료의 차이

한의약적 치료의 장점은 인체의 기능 회복을 돕는 것과 함께 체질 개선을 통한 완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1,035명의 장기간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에 대한 후향적 연구’, ‘아토피피부염 환자 511명의 장기간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에 대한 후향적 연구’ 등 다양한 논문 자료를 참고하면, 한의약적 치료는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아토피피부염의 증상 개선에서 양방에 뒤지지 않는 치료 효과를 보인다. 또한 적절한 생활 관리를 병행하는 경우 체질 개선을 통해 아토피피부염의 완치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양방에서는 면역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과민한 면역반응을 차단하는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실제로 임상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신약으로 허가된 JAK 억제제나 제2형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4, 13(IL-4, 13)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듀피젠트 같은 주사제가 그것이다. 신약의 효과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동반하지 않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치료의 한계가 명확하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아니기에 주사제와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경우 수주 또는 수개월 내 다시 증상이 재발한다. 따라서 평생 주사를 맞거나 신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에서 양방의 치료제는 실제 치료가 아닌 증상 조절제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혈압약이 실제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 조절제인 것과 동일하다. 고혈압약을 오래 복용하는 것으로 고혈압이 치료되지 않는 것처럼 양방의 신약을 장기간 사용한다고 해서 아토피피부염이 치료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신 면역 질환으로 이해하고 관리해야

그렇다면 아토피피부염에서 벗어나기 위한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토피피부염은 단순히 피부만의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우리 몸의 면역 이상을 동반하는 전신적인 면역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면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관리법이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에도 역시 큰 도움을 준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토피피부염의 관리는 어렵지 않다. 건강해지는 관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건강의 4대 요소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출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의 관리는 잘 먹는다는 관점에서 규칙적인 식습관과 몸에 좋은 음식으로 구성한 식단이 첫 번째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하루 8시간씩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 두 번째다. 건강한 대소변은 규칙적인 생활과 먹는 음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첫 번째와 두 번째를 잘 실천하면 대소변도 건강해진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는 살면서 피할 수 없으며, 적절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저항력이 올라가게 돼 이전과 달리 스트레스의 영향이 적어진다.
아토피피부염에 도움이 되는 식단과 음식, 외용제, 입욕제, 치료법들이 많다. 하지만 개인이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난치 질환일수록, 환자의 증상이 오래되고 심할수록 이런 정보에 마음이 쉽게 기우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분들에게 “파랑새는 바로 옆에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토피 관리는 건강한 생활 관리를 기본으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열독을 덜 발생시키는, 개인에 특화된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박건

대구한의대학교 졸업
프리허그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저서 《아토피 혁명》(2011년), 《아토피 혁명 실용편》(2011년), 《아토피 관리 혁명》(2016년), 《숨 쉴 수 있는 권리》(2016년), 《면역의 역습, 통시치료에서 답을 찾다》(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