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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가정 내 긴급 돌봄 맡은 여성 노동자 직장 내 불이익 우려
여성 70%로 남성 53.8%에 비해 느끼는 강도 높아

코로나 19 확산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갑작스럽게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긴급 아이 돌봄으로 인해 자칫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본부와 중앙연구원이 3·8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노총 산하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금융노조, 항공노련, 의료노련의 남녀 조합원 653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돌봄이 지속할 경우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하는 여성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3.8%로 여성이 16.2% 포인트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양육 경험은 성별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의 40.5%가 코로나19 사태로 가족 돌봄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남성은 40.2%, 여성은 40.7%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육아 등 돌봄의 책임을 떠맡으면서 남성보다 직장 내에서 진급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직급으로 진급하는 데 평균 1.3년 더 걸렸기 때문이다.
직급이 높을수록 진급에 걸리는 기간 격차도 커서 대리급은 여성이 남성과 비교해 1.0년 느린 데 비해 과장급은 1.1년, 차장급은 1.6년, 부장급은 1.5년 더뎠다. 자녀를 둔 여성은 남성과 비교할 때는 물론 자녀가 없는 여성과 비교해서도 대리급은 4.2년, 과장급은 4.2년 진급이 늦었다.
한국노총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소외받고 고통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부문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확대와 가족 돌봄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 금지, 직장 내 조직문화 실태 점검, 돌봄의 사회화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작년보다 24명 늘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수가 2020년 35명이던 것이 올해 59명으로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매출 기준 국내 100대 상장사의 올해 여성 사외이사 수를 추정했다.
지난해 현황은 3분기를 기준으로 했고, 올해는 기업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주총회 소집 결의서 공시 사항으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여성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보다 24명가량 늘어난다. 사외이사 중 여성이 최소한 한 명이라도 포함된 기업은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50곳으로 많아졌고,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도 지난해 7.9%에서 올해 13.4%로 는다. 여성 사외이사 증가 경향은 신규 선임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97명은 남성 66명(68%), 여성 31명(32%)으로, 신규 선임 사외이사 3명 중 1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는 내년에도 100대 기업에서 사외이사 150여 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여성 사외이사 수가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2022년) 8월 본격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하는 등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해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여성 고위공무원 사표비율 남성의 4배 달해

고위직 여성 공무원이 남성과 비교해 경력단절을 더 일찍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우양호 한국해양대 교수의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유리절벽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논문을 통해서다. 우 교수는 전·현직 여성 고위공무원 7명을 심층 인터뷰해 고위 공직사회의 유리절벽 문제를 탐구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 1∼3급 고위공무원은 모두 1천568명으로 이 중 여성은 7.7%(121명), 나머지 92.3%(1천447명)는 남성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여성 고위공무원은 매년 평균 6.3%의 비율을 나타냈다.
고위공무원 10명 중 여성은 1명이 채 안 될 만큼 희소했다. 문제는 같은 고위공무원단 안에서도 여성의 퇴직률이 남성을 훨씬 웃돌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189.6명이 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임기가 끝나기 전에 스스로 사표를 쓰고 그만둔 의원면직이 연평균 169.0명으로 가장 많았다. 임기를 다 채운 당연 퇴직은 14.0명이었으며 인사권자가 공무원 직위를 박탈하는 직권면직은 4.0명, 파면 등 징계를 통한 징계퇴직은 2.6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5년간 연평균 재직자 대비 퇴직자 비율을 성별로 보면 여성은 재직자 96명 중 37.7%에 해당하는 36.2명이 의원면직으로 그만두었지만 남성은 재직자 1천420명 중 연평균 132.8명(9.4%)이 의원면직으로 퇴직했다. 여성 고위공직자의 임기 전 퇴직 비율이 남성의 4배에 달했다.

20대 엄마가 사라졌다…신생아 10명 중 7명은 30대 엄마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엄마 중 20대는 10명 중 2명에 그쳤다. 반면 30대 엄마는 전체 출생아의 72.4%에 달했다.
통계청이 분석한 2020년 출생·사망 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중 엄마가 20대인 아이는 6만 200명으로 전체 출생아 27만 2천400명 중 22.1%였다. 그중에서도 20대 초반(20∼24세)은 9천600명이고 20대 후반(25∼29세)이 5만 600명으로 5배 이상 많았다.
반면 30대 엄마는 1990년에 11만 3천674명으로 전체의 17.5%에 머물던 것이 2000년에는 34.7%, 2005년에는 50.1%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2010년엔 60.7%(28만 5천451명)나 됐다.
이는 여성들의 결혼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출산도 미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출산 연령은 33.1세였다. 1990년대 27∼28세가량이던 평균 출산 연령은 2005년 30.2세로 처음 30세를 넘었다. 2010년에는 31세, 2014년 32세로 오른 뒤 2019년 33세 선을 처음으로 넘었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천400명으로 전년(30만 2천700명)보다 3만300명(-10.0%)이나 감소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0.84명으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으로 1명 미만을 기록했다.

평균 출산 연령
여성 위협하는 난소암…8년 새 1.9배 증가

여성암 사망자의 47% 이상으로 전체 여성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난소암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궁경부암처럼 조기 검진법이 없는 데다 초기 증상마저 미미해 치료 시기를 놓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1년 1만2천669명에서 2019년 2만4천134명으로 1.9배가량 늘었다. 특히 폐경 이후인 50~60대 여성 환자의 증가 폭이 컸다. 난소암은 골반강 내에 쌍으로 존재하는 여성의 생식능력을 담당하는 기관인 난소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난소는 복강 안쪽 깊은 곳에 있고, 초기 난소암에서는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어서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난소암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난소암 고위험군은 임신ㆍ출산 경험이 없고,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거나, 가족 중 유방암ㆍ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해당한다.
난소암은 부인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지만, 치료 성적은 병기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 진단되면 생존율이 85~95% 정도로 높다. 하지만 난소암의 70%는 3기 이상의 진행성 병기에서 발견된다. 3기의 경우 생존율은 30~40%, 4기의 경우 10~20%로 줄어든다.

육아 도맡은 남성 1만 3천명 … 통계 작성 후 최다

올 3월 육아를 전담한 남성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월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아니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 가운데 육아를 전담한 남성은 1만 3천명으로 1년 전보다 6천명 가량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조회가 가능한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여기서 말하는 육아 전담 남성은 초등학교 입학 전 미취학 아동을 돌보려고 집에 있는 이들을 말한다. 단, 취업 중에 육아휴직을 한 경우는 일할 의사가 계속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이 수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즉 취업한 상태도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10년 전(2011년 3월) 3천명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는 1월 1만 1천명, 2월 9천명, 3월 1만 3천명 등으로 많아졌다. 연령별로 보면 육아를 전담한 남성은 30∼40대가 대부분이었다. 남성 육아휴직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부문에서 육아휴직을 낸 남성은 2만 7천423명으로 전년(2만 2천297명)보다 23.0% 증가했다.
물론 육아를 전담하은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많다. 3월 육아를 전담한 여성은 1년 전보다 9만 3천명 줄어들었지만 111만 2천명에 달했다. 절대적인 규모는 여전히 여성이 훨씬 많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남성은 늘고 여성은 줄어들고 있다.

“취업한 상태도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10년 전(2011년 3월) 3천명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는 1월 1만 1천명, 2월 9천명, 3월 1만 3천명 등으로 많아졌다. 여전히 여성이 훨씬 많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남성은 늘고 여성은 줄어들고 있다.”
성폭력 상담 중 ‘불법촬영 피해’ 늘어…가해자 82%는 ‘아는 사람’

지난해 성폭력 피해 상담 중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이나 허위 영상물 유포 등으로 말미암은 피해 접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담 사례에 나오는 불법촬영 가해자의 82.0%는 연인이나 직장동료와 같은 ‘아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지난해 진행한 성폭력 상담 715건을 분석한 ‘2020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및 동향 분석’을 보면 지난해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신체 부위 촬영, 합성 이미지 등을 통한 허위 영상물 반포, 불법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 등 불법 촬영물 피해 접수는 모두 50건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성폭력상담소는 이 비율이 4%대를 유지하다가 ‘n번방 사건’ 등으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7%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불법 촬영물 피해 접수 가해 유형 중에는 배우자나 데이트 상대 등 ‘친밀한 관계’가 22건(44.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람이 11건(22.0%), 직장 동료 3건(6.0%)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경우는 5건(10.0%), 가해자 신원 미상은 4건(8.0%)으로 집계됐다.
불법 촬영물 피해 50건 중 가해자를 알지 못하는 경우는 9건(18.0%)에 그쳤다. 아는 사람에 의한 불법 촬영물 피해가 전체의 82.0%에 이르는 셈이다.
불법 촬영물 피해 상담 중 47건(94.0%)은 여성이 접수했다. 20세 이상 성인이 39건(78.0%)으로 가장 많았다. 14∼19세 청소년은 7건(14.0%), 연령 미상은 1건(2.0%)으로 나타났다.
남성 피해는 모두 3건이 접수돼 6.0%를 차지했다.